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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와 우리 역사' 최호근 교수님 [2017 출판도시 인문학당]
작성일 2017-06-06 오후 9:11:23 조회수 3391
작성자 안세원 이메일 angelico.asw@gmail.com


 

 

아름다운 제주도 선인장 마을, 몇 평 안되는 좁은 움막과 같은 곳에 숨어지내시는 무명천 할머니가 계십니다. 

할머니는 제주4·3 당시 가족을 모두 잃었고, 본인은 총탄에 턱이 빗맞아 턱을 잃으셨습니다. 그래서 가끔 마을에 나갈때는 무명천을 두르고 가셔야만 했습니다. 

 

제주도민의 10분의 1이 죽고 가족을 잃은 슬픔을 표현하지도 못한채 '빨갱이' 혐의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며 살아 온 제주도민들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출판도시 인문학당의 지원으로 열린 꿈교출판사의 두번째 인문강좌는 고려대 사학과 최호근 교수님의 '제노사이드와 우리역사'였습니다. 

 

"제주4·3이 제노사이드 입니까?"

 

최교수님은 12년 전 제주 4·3 수석전문위원의 질문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그 질문에 조목조목 답하기 위해 1년간 정리한 내용이 『제노사이드 - 학살과 은폐의 역사』, (서울: 책세상, 2005)라는 책이 되었다고 하십니다. 

 

 

 

 

제노사이드(Genocide). 

'평화를 품은 집'을 다녀간 100명 중 3명만이 알고있었다는 그 단어를 알고계신가요?

 

인류역사에는 수많은 전쟁과 대량학살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세기 이후에는 그 학살의 그물망이 멸치잡이 그물만큼 촘촘해져서 타겟으로 삼은 대상은 절대 빠져나갈 수 없게 되었다고 최교수님은 비유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제노사이드인 20세기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량학살인 '홀로코스트(Holocaust)'는 국가의 최고통수권자의 명령에 의해 모든 국가 조직이 체계적으로 국가의 법에 따라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600만의 유대인들을 학살합니다. 

 

이러한 나치의 만행 속에서 가족을 잃은 라파엘 램킨(Raphael Lemkin)은 나치의 만행을 국제법으로 심판하기 위해 제노사이드라는 개념을 만들었고, 유엔의 고위 외교관들을 하나 하나 귀찮도록 끊임없이 찾아가 설득하여 결국에는 '제노사이드 협약'을 입법화 했다고 합니다. 

 

1948년 12월 9일 제3차 유엔총회에서 '제노사이드 범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이 통과되었고,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에 가입했다고 합니다.  

 

그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최교수님은 국회와 외교통상부, 검찰 담당자들에게 연락했으나 모두 누가 이 협약에 가입했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고 합니다. 이 협약에 가입했으면 국내 형법에 반영해야 함에도 오랫동안 검찰은 움직이지 않았고, 마지못해 이행 입법을 만들면서도 골치아픈 일들이 생기지 않도록 그 협약에 의해 처벌받을 만한 이들이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사실 제노사이드 협약은 제노사이드라 마땅히 이름붙여야 할 많은 학살 사건의 책임자, 공모자, 교사자, 미수자, 공범들을 처벌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제노사이드의 정의 - 국민적, 인종적, 민족적 또는 종교적 집단을 전부 또는 일부 파괴할 의도로서 행하여진 아래의 행위 - 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홀로코스트 당시 함께 학살되었던 집시의 경우, 사회적 단체이므로 제노사이드 협약으로 처벌할 수 없게 됩니다. 스탈린의 학살과 마오저뚱의 학살도 정치적 이유이므로 제노사이드라 규정할 수 없습니다. 남미의 개발업체들의 원주민 학살도 경제적인 이유로 인한 것이므로 제노사이드로 규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즉, 개정되어야 할 부분이 많은 협약인 것입니다.

 

제주4·3과 보도연맹원 학살, 광주5·18과 같은 우리나라의 끔찍한 학살 사건들도 제노사이드 협약으로 처벌하기에는 조건이 맞지 않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제주4·3 속에서 제노사이드의 파괴성를 봅니다. 체계적인 살인과 절멸의 의도, 수많은 희생자들의 빈자리와 슬픔을 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노사이드를 기억하고 한반도에서 일어났던 참혹했던 일들을 바로 알고자 합니다. 

 

 

 

 

최교수님께서 강조하셨던 것은 이 참혹함을 기억하고 기념하고 교육하기 위해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국가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중국과 러시아 등의 상임이사국의 반대로 국제협약의 개정 가능성은 저조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공감으로 국제사회가 움직여 평화유지군을 강화하고, 제노사이드 교육을 통해 생활 속 작은 평화에서 부터 실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해외의 제노사이드 교육자료들을 번역하고, 교육과 예술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에 평화를 심어주어야 합니다. 꿈교출판사의 책들도 그러한 작은 움직임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강연자료: 첨부파일 참조(제노사이드와 우리 역사.pp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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