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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책 이야기
헝겊 토끼의 눈물/진짜가 된다는 것
작성일 2016-03-19 오전 11:34:41 조회수 3173

 

오늘은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헝겊 토끼의 인형]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소중한걸 빼앗겼다는 생각이 드는날이나

누군가에게 나 혼자만이  진정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느끼고 싶은 날

그런 날 나는 이 그림책을 꺼내본다.

아름다움과 고통은 함께 한다는것

고통과 사랑이 나란히 온다는걸 받아들이기 힘든 날

나는 교과서처럼 이 그림책을 꺼내보며 찬찬히 힘든 시간을 거슬려 올라가 본다.

늘 같은 자리에서 물음을 가지고

늘 같은 자리에서 고개를 주억거린다.

 

          

 

마저리 윌리엄스는 1922년에 처음으로 어린이 책 [사랑받는 날에는 진짜가 되는거야]를 발표하여 90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계 여러나라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번역되어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벨벳틴 래빗 이라는 제목으로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조지 윈스턴은 이 동화를 소재로 피아노곡을 만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도 아래와 같이 4종류의 그림책으로 번역되어 있다.

 비룡소 /1998 별천지/2011 웅진주니어 /2008북뱅크/2004

마저리 윌리엄스의 글에 각 각  다른이들이 그림을 그렸으며,  웅진주니어에서 나온 [토끼인형의 눈물]은 일본의 작가 사카이 코마코가 마저리 윌리엄스의 원작을 다시 써서 그림을 그린 책이다.

사카이 코마코의 [토끼인형의 눈물]은 [헝겊 토끼의 눈물]보다 텍스트는 훨씬 간결하고 그림이 압도적으로 많은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진짜가 되고 싶어하는 토끼의 절실한 소망은 부족함없이 표현되어 있다.

소리내어 읽다보면 토끼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진짜가 되고 싶은 간절함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크리스마스날 아침 선물이 가득 들어있는 꼬마의 양말속에 보드라운 벨벳천으로 만든 토끼가 들어있었다.

헝겊 토끼인형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하지만 꼬마는 친척 아저씨들이 들고 온 새로운 선물에 마음을 빼앗겨 밸벳 토끼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헝겊 토끼는 부끄럼쟁이여서 아이의 방 한 쪽 구석 장난감 선반에서만 살게 된다.

값 비싼 장남감이나 기계 장치가 달린 장난감들은 서로 자기가 진짜라며 벨벳 토끼를 바보 취급했다.

오로지 말 인형만 헝겊 토끼에게 따뜻하게 대해 주었다.

헝겊 토끼는 자신이 누구를 본떠서 만들었는지, 실제로 토끼라는 것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토끼라는것은 모두가 자기처럼 배 안에 톱밥이 잔뜩 들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 날 토끼가 말에게 "진짜라는게 뭐예요?  태엽으로 몸을 움직이는 건가요? " 하고 물어 보았다.

말은 "아이가 오랫동안 진짜 친구로 대한 장난감이 진짜가 되는거야. 진심으로 소중하게 대해 주어야 진짜기 될수 있어"라고 말한다.

"진짜가 될 때 아프지 않나요?" 하고 물어보자 "때로는 아프지 하지 "한다.

 

잠시 멈추어 서서 나를 돌아본다.

나는 누구인지...

나는 누구에게 진짜인지...

누군가에게 진짜가 되었을 때 그 기쁨의 크기가 어느만큼이었는지....

그와 동시에 고통은 어느 만큼이었는지 ...

 

찌릿 어디에서 신호가 온다.

머리에서는 지워져도 몸이 억하는 신호가 있다.

누구에게 진짜가 되었던 기억도 진짜가 되기 위해 아팠던 기억도 조금씩 살아난다.

진짜가 된다는게 어떤 고통을 수반하는지 조금씩 기억이 떠 오른다.

진짜가 되면 외모따위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진짜가 되면 조금 남루하고 조금 불편해도 눈이 반작 반짝 빛이 난다.

 

 

어느 날 벨벳 토끼는 아이와 함께 자게 되었다.

아이는 토끼인형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토끼굴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밖으로 나가 놀아주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에 헝겊토끼는 때가 묻어 꼬질꼬질 해진다.

정이든 꼬마는 토끼가 없이는 잠을 이룰 수가 없게 된다.

아이를 돌보는 아줌마가 투덜대자 꼬마는 아줌마에게 토끼는 장난감이 아니라 진짜 토끼라고 말한다.

그 후로 헝겊 토끼는 진짜 토끼가 되었다.

그러나 그 후 꼬마가 심한 병에 걸려 바닷가에 있는 집으로 가게 된다.

의사가  아이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과 책을 모조리 태워버리라고 한다.

버려지게 된 토끼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땅으로 떨어졌다.

그러자 눈물이 떨어진 곳에서 싹이 나더니 꽃이 피고

꽃속에서 아름다운 요정이 나타나 헝겊 토끼를 진짜 토끼로 만들어 준다.

헝겊토끼는 진짜 토끼가 되었다.

언젠가 꼬마와 함께 갔던 들에서 만난 뒷다리가 달린 토끼와 똑같은 토끼가 되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계절이 돌고 돈 어느 날

꼬마는 숲에서 아팠을 때 잃어버린 토끼와 똑같이 생긴 토끼를 만난다.

 

진짜가 된다는건

아주 오랫동안

천천히 시간을 두고 마법이 일어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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